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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23, 2020

"숨가쁘고 가슴이 탄다"…완치 후 진짜 고통이 찾아왔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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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발병 후 후유증 나타나는 이유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증환자 중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는 “신종 코로나는 혈관염을 일으켜서 폐는 물론 심장, 콩팥, 뇌혈관, 소화기 등 혈관이 있는 다양한 장기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관을 통한 염증이 폐섬유화, 뇌손상, 심근염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 교수는 “혈관염은 나이에 상관없이 발생하며 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15%정도의 환자들에 이 같은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경증환자였다고 해서 후유증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다. 지난 4월 확진된 유모(34)씨는 한 달여 만에 격리 해제됐지만, “지금도 숨이 가쁘고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한 편이었고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도 두통ㆍ발열 정도만 겪었는데, 회복 후에는 몸이 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증환자 대부분이 특별한 증상 없이 좋아지지만 이중 소수에게 (신종 코로나 증상인) 후각이상이 남아있거나 피로감을 느끼고, 뭔가를 깜빡 잊는 등 증상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완치자들이 호소하는 정신적 후유증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완치자가 우울증 같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호소한다”며 “바이러스의 직접적 후유증이라고 볼 순 없지만 깊게 살펴보고 상담을 제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완치자 63명의 정신건강을 연구한 결과, 54%가 완치 1년 후에도 한 가지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고, 40%가량은 PTSD를 경험했다.

신종 코로나로 예상되는 후유증이 다양한 만큼 격리 해제자들의 건강상태를 추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 차원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병원이 개별적으로 환자 예후를 조사할 뿐이다. 이는 정부의 방역 초점이 감염예방에 있는데다, 환자 표본이 적고 추적이 힘들어서이기도 하다. 한 의학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조사하고 있지만 주된 표본이 신천지 관련 환자들인데다, 퇴원 후 실제 주소지가 아닌 곳으로 간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연구센터는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다기관 코호트 구축을 통한 환자의 단기 및 장기 합병증 등 임상평가’를 연구과제로 발주해 국내 15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거친 환자를 대상으로 후유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원석 교수는 “현재 중증 신종 코로나 환자에 대해서는 치료방안도 많지 않고, 합병증이 남지 않는 방법도 아직 잘 모른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후유증을 연구하되, 실체를 이해하기 전까지는 신종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세종= 신혜정 기자

대구 김정혜 기자

코로나 완치,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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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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