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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20, 2020

태평양 섬마을 현지인들 등 밟고 걸어가는 中 대사... 중국의 달라진 태평양 위상 과시?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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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바시 주재 중국대사 현지인 등 밟는 사진 논란

이달 초 탕쏭건 키리바시 주재 중국 대사가 키리바시의 마라케이 섬을 방문할 당시 찍힌 사진. 전통 복장을 입은 여성들에게 양손을 부축받고 엎드린 현지 남성들의 등을 밟아 섬 안으로 걸어가고 있다. /트위터 캡처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주재 중국 대사가 방문 환영식에서 바닥에 엎드린 현지 주민들의 등을 밟고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태평양 등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이 무리하게 위상을 과시한 행보라는 비판과 동시에 외부 인사를 환영하는 전통 예법일 뿐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탕쏭건 키리바시 주재 중국 대사는 이달 초 키리바시의 마라케이 섬을 방문했다. 이날 탕 대사가 이 섬에 도착한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그는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현지 여성들에게 양손을 부축 받은 채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젊은 현지 남성들의 등을 밟고 섬 안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이날 방문 관련 성명에서 “나와 대사관 직원들은 전통 예법으로 환대 받았고 독특한 문화에 압도됐다”고 밝혔다.

탕 대사의 환영식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행보”란 비판이 쏟아졌다. 키리바시 등 태평양 섬을 관할하는 콘스탄틴 파나요투 미 사령관은 16일 트위터에 당시 탕 대사의 환영식 사진을 공유하며 “누군가의 등을 밟고 걸어가는 게 한 나라의 대사에게 용인된다는 사실을 상상해본 적도 없다”고 적었다. 태평양의 또다른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외교관을 지낸 데이브 샤르마 호주 의원도 “만약 호주의 대표자가 이런 행사에 참여했다면 매우 놀랐을 것이다”고 말했다. 호주 태평양 담당 사무국은 이날 브루스 코울레드 호주 판무관이 탕 대사가 참석한 것과 유사한 행사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선DB


일각에서는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키리바시는 인구 11만명의 작은 섬나라지만 배타적경제수역은 344만1810㎢다. 인도 땅 면적보다 넓어 이 수역 규모만 세계 12위로 키리바시 바다의 경제적 가치가 크다. 또 중국이 미국 하와이에 접근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어서 미·중 모두에게 안보적 가치가 크다. 키리바시의 크리스마스섬은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로부터 2100㎞ 떨어져 있다.

그간 미국과 가까운 친(親)대만 국가였던 키리바시는 대만에 700억원대 여객기 구입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타네스 마아마우 대통령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작년 9월 중국과 수교했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중국은 수억달러를 키리바시에 무상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의 관심 속에 치러진 올해 6월 대선에서 마아마우 대통령은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아직 대만에 대한 호감도 크게 남아있어 “우리는 대만을 사랑하고 중국을 미워한다”는 구호의 반(反)중국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탕쏭건(왼쪽) 키리바시 주재 중국 대사. /페이스북 캡처
탕 대사의 환영식을 두고 “전통 예법일 뿐”이란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호주 국립대 아시아태평양대학의 카테리나 테이와 부교수는 “마라케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고위 관료를 맞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태평양 섬나라의 문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키리바시인은 가디언에 “만약 외국인이 한 가정에 결혼하러 오면 환영의 의미로 남자들이 엎드릴 것이며, 시집을 오는 것이면 남자들이 그녀를 어깨에 태워 목적지까지 옮겨준다”며 “결혼식과 같은 방식의 환영식이 모두에게 치러진다. 사실을 조작하지 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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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8, 2020 at 11:4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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