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이 진짜 캡틴"… 집 나간 우승컵 되찾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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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8 05:00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3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 올라

'돌아온 형님'과 함께 '집 나간 우승컵'을 되찾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프로축구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17일 홈경기에서 카림 벤제마의 두 골을 앞세워 비야레알을 2대1로 물리치고 승점 86(26승8무3패)을 기록,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FC 바르셀로나(승점 79)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오사수나에 1대2로 졌다.

“감독이 우승 열쇠”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3년 만의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한 17일 지네딘 지단(48·프랑스)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두 번째 라 리가 챔피언 등극을 이룬 지단 감독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격”이라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지난 두 시즌 연속 3위였던 레알 마드리드는 3시즌 만에 우승컵을 들었다. 2018년 5월 스스로 물러난 지네딘 지단(48·프랑스) 감독이 2019년 3월 복귀하면서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다. 통산 라 리가 챔피언에 오른 횟수는 34회(1위)로 늘렸다.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2위(26회)다. 하지만 최근 10시즌을 따지면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은 3회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6회)에 크게 밀린다.

그나마 지단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시 '힘의 균형'을 이룰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알 마드리드 2군 감독이었던 지단은 2016년 1월 1군 지휘봉을 잡자마자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連覇)를 일구는 등 화려한 성적을 쌓았다.

지단은 선수 시절부터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 시대를 빛냈다. 프랑스 대표로 월드컵(1998)과 유럽선수권(2000) 우승을 일구고,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2002) 정상에 올랐다. FIFA 올해의 선수 3회,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를 1회 수상했다. 그는 이런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유벤투스)를 비롯한 레알 마드리드의 개성 넘치는 스타들을 통솔했다.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하던 지단은 2018년 5월 자진 사퇴했다. 당시 지단은 선수 영입 등 팀 운영에 대한 권한을 마음껏 행사하지 못해 구단 수뇌부와 불편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남짓한 '지단 공백기'에 레알 마드리드는 고전했다. 감독이 두 명이나 하차했다. 구단 측은 결국 지단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지단은 간판스타였던 호날두가 이탈리아 무대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카림 벤제마로 메웠다. 벤제마는 이번 시즌 21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메시(23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린다. 지단은 또 미드필더 카세미루,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를 중심으로 공격과 수비를 견고하게 다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코로나 사태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바르셀로나에 승점 2가 뒤진 2위였는데, 리그 재개 후 10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역전극을 썼다. 바르셀로나는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로 주춤했다.

주장 라모스는 "감독이 우승의 열쇠이자 우리의 진짜 캡틴"이라고 말했다. 지단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벤제마는 자기 인스타그램에 '모든 팬과 코로나 희생자 가족을 위한 승리!'라고 적었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는 구단과 정부의 당부에 따라 거리로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 팬들이 많이 모이는 시벨레스 광장 분수대 주변은 조용했다.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표현했을 뿐이다. 지난달에 리버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결정지었을 땐 축제 분위기에 젖은 인파가 경기장 주변과 도심에 모여 폭죽을 터뜨리는 등 소란을 피워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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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7, 2020 at 0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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